세계 각국이 컨벤션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함에 따라 국제회의 대행업체(PCO)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PCO의 활동에 따라 국제회의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국제회의 대행업체는 국제회의 개최와 관련된 업무를 주최측으로부터 위임받아 일을 처리하는 회사다. 홍보 출판 참가자에 대한 연락,호텔예약,교통편 확보 등 전반적인 업무를 대행한다. 그만큼 잔일도 많고 중간 중간에 체크할 사항이 많아 경험이 필요한 일이다. 국내에도 1백여개의 PCO들이 있다. 이중 인터컴(대표 최태영)은 국내 PCO업계의 대부로 통한다. 인터컴이 국내 PCO 시장의 60%를 점유하며 주요 국제회의를 도맡아하기 때문이다. 인터컴은 지난달 3천여명이 참가한 국제통계대회를 맡았으며 지난23일부터 열리고 있는 WTO(국제관광기구)총회를 운영하고 있다. 최태영 대표는 국제회의가 거의없던 지난 1995년에 PCO 사업에 뛰어들었다. 군복무 시절 외국잡지에 국제회의 대행업 전문가의 활약이 담긴 기사를 보고 제대하자 마자 PCO를 창업했다. 한국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고 있어 국제회의가 많이 열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주위의 우려가 많았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때여서 그런 반응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새로운 세계를 열겠다는 의지가 다져졌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사업 시작 3개월만에 홍콩 큘리넷 소프트웨어사의 행사를 맡았다. 이를 계기로 1988년 서울올림픽 스포츠과학 학술대회,APEC 서울포럼,세계상공인 총회 등 그의 손을 거쳐간 대형회의나 전시회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컨벤션 산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PCO는 이를 뒷받침하는 분야다. PCO를 단순히 국제회의를 대행하는 하청업체가 아닌 관광호텔처럼 굴뚝없이 외화를 벌어들이는 산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최 대표는 컨벤션 산업이 유발하는 경제적 효과를 감안해 컨벤션시설 확충 등에 정부가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규모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대형 컨벤션 전용시설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코엑스도 1천99석밖에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2~3천여명이 참가하는 국제회의를 할 때는 전시장 바닥에 의자를 설치해 회의를 열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최 대표는 "PCO는 고도의 비지니스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사업이다"며 "PCO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02)566-6339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