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최근 미국 테러사태로 미국 경제 회복 시기가 1∼2분기 정도 지연돼 우리 경제 회복 시점도 내년 2.4분기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라며 "그러나 이번 테러가 우리 경제에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강 원장은 지난 22일 과천청사 과장급 이상 공무원 5백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우리경제의 현황과 대응과제'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미국 경제의 연내 회복이 불가능해진 만큼 종전처럼 '미국경제 4.4분기 회복'이라는 불확실성에 의존해 국내 경제를 전망했던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수출·투자가 감소하고 민간소비도 줄어드는 상황에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려야 한다"며 "다만 경기부양으로 구조조정의 속도가 늦춰지지 않게 하고 추경 편성시 공항 항만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특히 지금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안정성만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 원장은 최근 중국 경제의 급부상에 대한 세간의 우려와 관련,"중국에 상업적 금융 시스템이 정착되거나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가 경제시스템에서 우위를 확보하면 중국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섬유 중화학 통신 등 기존 산업내에서 소재의 고급화, 부품의 국산화.고성능화를 추구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