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촌이 미증유의 테러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불황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안에 따라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하기도 하고 독자적인 경기회생대책을 내놓고 있다. 금리와 환율 증시부문에선 공조방안들이 빠르고 강하게 실행되거나 마련됐다. 내수진작 등 자국내 경기회복대책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국내 경기대책도 효과면에선 국제적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나라가 세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 금리인하 =국제공조체제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지난 17일 미국을 시발로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일본 대만 홍콩 한국등이 잇달아 금리를 내렸다. 금리인하 국가나 지역의 수는 1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 사실상 세계가 거의 동시에 금리를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일제히 내린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미국이 이르면 이번주에 다시 긴급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또 한차례 세계금리인하 러시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주에도 주가 급락상황이 멈추지 않거나 25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신뢰도 및 기존주택판매동향이 나쁘게 나오면 금리를 긴급 인하할 것으로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하 예상폭은 지난번과 같은 0.5%포인트. 이 경우 ECB나 캐나다 영국 스위스 홍콩 등도 금리를 인하, '2차 금리인하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시중 자금투입 =테러사태 이튿날 미국과 유럽연합(EU) 중앙은행들이 1천2백억달러를 시장에 푼데 이어 지금까지 모두 5천억달러 이상이 은행 등 금융권에 투입됐다. 일시적인 자금경색으로 인한 금융거래의 마비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시중에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증시와 단기자본시장 등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자금투입은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 종합 경기대책 =미국정부가 총 1천8백억달러 규모의 종합 경제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3년내 부실채권 완전정리 △일부 공기업의 민영화 △재정개혁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경기회생책을 지난 주말 확정.발표했다. EU와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국가들도 공공지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한 경기활성화 대책을 마련했거나 준비중이다. 특히 미국은 추가감세, 자본이득세 및 법인세 인하, 중소기업들의 감가상각규정 완화 등을 종합대책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1백50여개 미국 대기업들은 조속한 경기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종합대책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부시 행정부는 시간을 두고 부양방안을 확정짓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 항공업계 지원대책 =존폐기로에 놓인 항공업계에 대한 대규모 지원도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미국정부는 항공사들에 대해 50억달러의 현금을 지원하고 1백억달러의 대출보증을 서주기로 하는등 총 1백50억달러 규모의 항공사 지원안을 확정했다. EU도 유럽 항공사들에 대해 미국과 유사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아시아국가들도 항공사에 대한 지원을 검토중이다. ◇ 국제환율 안정대책 =달러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도 진행중이다. 아직까지 여러나라가 동시에 시장에 개입하는 공동시장개입은 실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이미 네차례 단독으로 시장에 개입, 달러가치하락(엔가치 상승)을 저지하고 있다. 달러화는 현재 엔화에 대해 달러당 1백16엔선,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0.92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테러사태전의 1백20엔선, 0.89달러에 비해 적잖게 떨어진 수준이나 대폭락 국면은 아니다.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15엔 이하로 떨어지고 유로달러환율이 유로당 0.95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선진7국(G7)의 공동시장개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밖에 미국 등 여러 나라들이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등의 다른 증시안정책도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의 군사 보복공격이 개시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제거되면서 세계적인 경기대책들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y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