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유화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서로 회사를 합병하거나 사업부문을 통합하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석탄화학 전문업체인 동양제철화학은 종합화학 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제철유화를 인수해 합병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합병추진을 결의했으며 합병절차가 순조로우면 오는 11월 8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통합법인으로 출범할 수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5월 동양화학과 제출화학의 합병을 통해 생겨난 동양제철화학이 제철유화를 합병함으로써 영업 시너지효과와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첨단화학소재와 차세대 광미디어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C도 19일 이사회를 열고 정밀화학회사인 SK에버텍을 연내에 합병해 정보통신.전자소재.정밀화학 전문기업으로 재도약키로 했다. SKC는 이 합병이 유사업종의 핵심회사간 통합을 통해 주력업종에서 국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온 SK그룹의 구조조정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C는 지난 78년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테르 필름을 개발한 이후 비디오 테이프,플로피 디스크, CD, DVD(디지털 다기능 디스크) 등 첨단화학 소재와 차세대 광미디어 생산에 주력해왔으며 최근에는 리튬폴리머 전지와 이동통신 단말기 생산 등을 통해 정보통신.전자소재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 대림산업과 SK㈜, 폴리미래 등 3개 유화업체는 각사의 유화사업 부문의 합병을 위해 현재 합병시기와 지분비율, 가격조건 등을 활발하게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세 회사의 유화사업 부문이 합쳐질 경우 통합법인의 연간 유화제품 생산능력은 폴리프로필렌(PP) 88만t,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73만t으로 국대 석유화학업체중 최대 규모가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림산업과 SK의 경우 유화부문의 낮은 채산성으로 이 사업분야를 정리하려 하고 있어 통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통합이 성사되면 새회사는 아시아에서 유화제품의 막강한 공급 주도권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통합법인이 순조롭게 출범하는데는 폴리미래의 지분을 50% 소유하고있는 다국적 화학기업 바젤의 의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이같은 활발한 인수.합병 노력은 장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유화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과정을 순조롭게 넘기면 한국의 유화산업은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택형기자 apex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