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임원들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하는 등 위기관리의 고삐를 죄고 있다. 미국의 항공기 테러사태뿐 아니라 내부에서 잇달아 발생한 가격예측실패,부실공사,비리 등을 위기의 징후로 판단하고 관리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21일 전자 전기 SDI SDS 생명 화재 증권 물산 중공업 등 9개 계열사 사장단 20여명과 구조조정본부 간부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업의 위기사례 및 대응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 및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삼성생명 배정충 사장,삼성물산 배종렬 사장 등 계열사 사장들은 각각 자사의 위기관리실패 사례와 예상되는 위기 및 대응책을 발표했다. D램 가격 급락(전자),이자율 급락에 따른 역마진(생명),부실공사와 현장비리(물산) 등의 사례와 대응책도 논의됐다. 또 KAIST의 김영걸 교수를 초청,△베어링은행 도산 △파이어스톤의 타이어 리콜사건 등 해외기업의 위기관리 실패사례에 관한 강연도 들었다. 삼성측은 "요즘은 누가 어리석은 결정을 하지 않는가가 생존의 요건이 되는 '패자의 게임' 시대"라며 위기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에 앞서 지난 20일부터 4차례에 걸쳐 전계열사 임원들에 대해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 중이다. 이는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 결과 각종 비리사건과 조직이완의 징후들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물산의 건설부문 감사에서는 각종 비리가 드러나 상당수 임원과 현장소장들이 해직 등 중징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에서도 사례금을 받은 지점장들을 대거 해임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인력 구조조정 차원에서 전체 임원 62명 중 18명을 퇴직시키기로 했다. 18명 중 4명은 관계사로 전출하고 3명은 콜센터 등 분사되는 회사의 경영을 맡기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연말까지 총 1천5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마련,현재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익원·김성택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