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9일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베이지북'를 통해 대규모 테러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8월과 9월 초에도 미국의 경제는 이미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FRB는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을 통해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적인 경제활동이 침체된 가운데 일부 부문에서는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나타났다고 말했다. FRB는 소비자와 기업들의 지출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노동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 미국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사기간중 소비지출은 신학기 관련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비슷하거나 줄어든 수준으로 나타나 소득세 환급이 소비지출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을 보여줬다. FRB는 "연방 소득세 환급은 지난 8월 소비지출에 제한적인 영향만을 미쳐 뉴욕과 시카고의 경우 별다른 영향이 없었고 애틀랜타의 경우에만 세금환급과 대폭적인가격인하로 인해 전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노동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노조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대신에 고용안정을 위해 협상을 벌이는 일이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급작스런 경기둔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제조업분야도 신규수주와 생산이 여전히 부진했고 12개 지역 가운데 절반은 이전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4개 지역에서는 공장제조부문이 올들어 처음으로 증가하는 등 안정화되는 조짐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은 사상초유의 테러사태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 10일까지의 정보를 반영한 것이어서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테러사태가 발생한 이후 소비자 및 기업들의 심리는 더욱더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4분기에 0.2%를 기록한 데 이어 3.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플리트 보스턴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웨인 에이어스는 "올 2.4분기에나 타난 취약성을 고려할 때 미국경제는 여하한 충격에도 민감한 상황이었다"면 서 "지난주의 테러사태보다 더 강력한 외부적 충격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에이어스는 미국경제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통상적인의미의 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은 50%라고 전제하고 불황기가 도래하더라도 대규모의재정정책 및 통화정책의 구사로 인해 그 깊이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