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는 지난 98년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이후 가장 힘든 취업시즌이 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속에 미국 테러사태까지 발생, 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는 물론 본격적인 불황으로 접어들었던 올 상반기보다 채용규모를 축소해 하반기 구직자들의 취업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여성 채용은 전체 채용인원의 18%에 지나지 않아 여성 구직자들은 올해 이중의 취업난을 겪을 전망이다. ◇ 하반기 채용인원 급감 : 인터넷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매출액 500억원 이상의 41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해 19일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52.7%인 216개 기업이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했으며 13개사는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채용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한 181개사의 채용규모는 총 1만5천800여명으로 이들업체의 상반기 채용인원 1만8천458명에 비해서도 14.4%가 감소, 하반기 채용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인크루트의 이민희 팀장은 "예년에 상반기와 하반기 채용이 4:6의 비율을 보이던 것을 생각하면 하반기 채용이 상반기보다 줄어드는 올해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LG, SK, 현대.기아차, 롯데 등 5대그룹의 하반기 채용인원은 총 5천15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7천480명)보다 31%가 감소했다. 5대그룹중 지난해에 비해 채용규모가 가장 급격하게 감소한 그룹은 삼성으로 지난해 하반기 2천500명을 뽑았던 삼성은 올 하반기들어 아직 1천100여명의 채용계획밖에 확정짓지 못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내부적으로 500-600명의 채용계획을 세웠다가 미국의 테러사태 발생으로 이를 전면 보류, 미 테러사태의 향방이 하반기 기업채용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매년 전체 채용의 3분의 1을 소화하는 IT(정보기술)업종의 하반기채용규모가 세계적인 IT경기의 침체로 연초 예상의 절반 정도인 3천800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 여성 취업 '바늘구멍' : 이민희 팀장은 "이번 조사에서 무엇보다 걱정스러운점은 기업들이 아직 여성 채용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해 여성 취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커져 올해 대학 졸업반 학생들의 남녀 비율은 55:45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응한 기업들이 희망하는 여성인력의 평균 채용비율은 18.6%에 지나지 않았으며 여성인력을 10% 미만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업도 32%, 131개사에 이르렀다. 여기에 전체 채용인원중 여성인력을 10-30% 정도 채용하겠다는 기업 168개사(41%)를 합치면 여성인력을 30% 미만으로 채용하는 기업은 전체 조사대상기업의 73%에 이르는 셈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운송.택배(9.3%), 건설(11.8%), 조선.기계(12.5%), 석유화학(14.1%) 등의 전통산업이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여성 채용비율을 나타냈다. 반면 여성인력 평균 채용비율이 30% 이상인 업종은 호텔(40%), 교육.출판(40%),식음료(37.5%), 외국계 기업(31.2%) 등 일부 업종에 지나지 않아 여성들의 하반기취업전망이 매우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