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와 이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 예고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주요국가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가 몇 시간 사이에 연방기금금리와 조달금리를 각각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도 18일 기본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행의 기본금리는 4.75%로 조정돼, 지난 6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추가 금융완화조치에 소극적이던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도 이날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하에 발맞춰 재할인율을 0.25%에서 0.10%로 인하했으며 대만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하해 사상 최저치인 연 2.75%로 조정했다. 일본은 금리인하조치에 이어 시장의 자금량을 표시하는 일본은행 당좌 예금의 잔고 목표(현재 6조엔)를 확대하고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금리인하는 테러와 미국의 보복 다짐으로 인한 세계 유동성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금융협조 개입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이번 금리인하와 관련, 테러참사 이후 전세계적인 주가폭락세와 이에 따라 시장의 신뢰 상실 가능성으로 인해 국제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전문가들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는 충분히 예견됐었지만 FRB금리인하조치가 발표된 지 수시간만에 나온 ECB의 금리인하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면서 이는 세계경제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사실상 금융협조 개입을 단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테러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ECB와 통화 스와프까지 하는 등 집요하게 움직인 FRB의 압력이 주요국 금리인하조치에 영향을 미쳤으며 캐나다와 스위스 중앙은행의 전날 금리인하조치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상황에 따라 각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런던 AFP.AP=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