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의 발로인지, 단순히 저가 매수심리 때문인지는 불확실하지만 17일 재개장한 뉴욕 증시를 달군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대세는 매도에 가담했지만 일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헐값에 주식을 쓸어담을 수 있는 더할 나위없는 호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들은 고객들에게 시장 변동성을 경고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을 이를 귀담아 듣지 않는 편이었다. 온라인 증권사인 아레미트레이드 관게자는 정오무렵 거래량이 9월 상반기 전체의 평균수준을 능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온라인 증권사인 데이텍도 자사가 처리한 위탁주문 건수가 평균보다 20% 많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패닉에 휩싸였던 조짐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미국 증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증권사들의 콜센터와 웹사이트에는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종전보다 2-3배 가량 많았다고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 주문 보다는 시세를 문의하거나 계좌 잔고를 알아보려는 전화가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화를 건 사람들 대부분은 현재의 시장상황, 향후의 전망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인터넷에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애국적 행동에 대한 대화로 가득찼다. 한 개인투자자는 "시장이 재개장하면 각자 미국기업의 주식을 1주씩 사주자"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주말 온라인 증권사이튼 모틀리 풀에는 일부 투자자들에 의해 "지금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비애국적 행동"이라는 제하의 토론장이 개설되기도 했다. 애국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17일 뉴욕 증시에서 개인들의 매수세는 강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 고객들의 매수 주문이 매도 주문보다 최대 6대1정도로 많았다고 말했다. 여하튼 온라인 증권사들인 아메리트레이드와 바이앤드홀드는 17일 하룻동안 신규 계좌 개설이 평소보다는 2배나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