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1호 광산업체""지역광산업계의 터줏대감" 광주시 광산구 소촌공단내 광부품업체인 우리로광통신에 늘상 따라붙는 별명이다. 우리로광통신은 지난98년 12월 설립됐다. 당시만 해도 광주의 특화산업으로 광산업이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때다. 더구나 외환위기로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있던 시기였다. 이 회사 김국웅(63)사장은 당시만해도 지역내 안정적 기반을 갖고 있던 무등플라스틱이라는 중견제조업체를 경영했다. 그랬던 그가 전남대내 광통신연구원들과 접촉하면서 인생항로가 확 바뀌었다. 광산업이야 말로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걸어볼만한 미래산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설립한 회사가 바로 우리로광통신이다. 지난3년간 70억원이 넘는 거액을 쏟아부으며 연구개발에만 매달려온 김사장. 그의 외고집은 최근에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7일 광주시청 회의실에서 우리로광통신은 일본 쇼와전선전람(주)(대표 노부유키 곤소)과 1억엔(11억원)의 외자유치 조인식을 가졌다. 광소자 페키징 기술이전,광소자 공동개발,생산제품 공동판매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기술협력협정도 체결했다. 일본 쇼와전선전람은 전력전선,광케이블,전기.전자통신기기 등을 생산하는 도시바계열 광관련 제조업체로 중국,미국,독일,싱가포르 등지에 현지법인과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유럽과 일본 동남아에 시제품을 판매해 2억원의 매출을 올린 우리로광통신은 이번 조인식으로 일본 굴지의 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고 다양한 신제품 개발로 광통신분야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로광통신은 광분배기,점퍼코드,광파장 다중화소자,파이버블록,광커플러 등 광통신부품을 생산해 수출3백30만달러를 비롯해 올해50억원의 매출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매출 신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들어 광통신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고 광통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IMT2000사업 등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로광통신은 현재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중이다. 일본과 유럽쪽은 쇼와전선전람을,미국쪽은 지난해 12월 3억원의 투자유치를 하면서 마케팅을 공유키로 한 유니콤사를 교두보로 활용할 방침이다. "30년간 손때가 묻은 무등플라스틱을 뒤로 하고 신규사업에 뛰어들때만 해도 광산업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그러나 광산업에 광주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사명감때문에 그동안 오로지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지역 광산업체 대표들이 대부분 30~40대 초반이어서 지금도 업계의 맏형 노릇을 자임하고 있는 김사장. 사업가로 시민운동가로 숨가쁘게 살아온 그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 첨단사업가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중이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