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17일 주요 금리를 0.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유로권 12개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ECB는 이날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직후 원격 화상회의 방식으로 긴급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조달금리(기본입찰률)를 4.25%에서 3.75%로 0.5% 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또 한계대출 금리와 예금금리도 각각 0.5%포인트 낮은 2.75% 및 4.75%로 인하키로 했다고 ECB는 밝혔다. ECB의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ECB 출범 이후 4번째이며 FRB와 보조를 맞춰 인하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CB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한 이후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유로랜드의 인플레 우려가 완화된 것도 금리인하를 단행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성명은 미국경제의 기본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경기침체 현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가 FRB의 금리인하 조치에 발말춰 금리를 인하한 데 대해 페드로 솔베스 유럽연합(EU) 경제.통화정책 담당집행위원은 "이번 조치는 미국과 유럽간 매우 건설적인 협력관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당초 ECB가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향후 ECB의 금리정책이 적극적인 시장개입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최근 유로랜드의 경기가 침체 현상을 나타내면서 유럽 경제계는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으나 ECB는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운용과 물가안정을 우선시해옴에 따라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프랑크푸르트 AFP.AP=연합뉴스)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