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사태로 인해 항공화물 운송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었으나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지역 주요 D램 업체들의 피해는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D램업체들은 미국에 대한 직접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다른 항로를 통한 우회수송이 가능하고 미국내 재고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업체들의 경우 비교적 미국시장에 대한 직접수출의 비중이 크지만 아직 이번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미국시장 수출비중이 전체의 2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5930]와 30%를 차지하는 하이닉스[00660]반도체의 경우 하루만 항공출하를하지 못할 경우 무려 1천500만달러의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나 두 업체는 이번 사태에 따라 항공운항에 차질이 계속될 경우 캐나다나중남미 지역을 이용한 우회 경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 출하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업체들의 경우 한국업체들보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낮아 피해가 더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 최대업체인 윈본드 일렉트로닉스의 경우 대미 직접수출 비중이 5% 미만이며 난야테크놀로지와 모젤비텔릭도 각각 10%와 20%선에 그쳐 운송차질로 인한 피해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단기적인 출하문제보다는 장기적으로수요부진에 따른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자딘 프레밍 증권사의 그레이스 리 애널리스트는 "항공기 운항차질로 인한문제는 단기적인 사안"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산업의 수요에 대한 파급효과"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도 "이번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항공통제로 우려했던 D램 가격상승은 없었다"며 "이는 주문업체의 재고와 현지 판매법인의 유통재고 등이 2-3주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아직 미국 PC OEM업체로부터의 주문변경은 없으나 4.4분기 계절적인 기대감을 희석돼 주문감소가 예상된다"며 "전반적인 소비위축이 IT제품의 수요증가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반도체업체들도 평균 가동률이 65%정도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