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복합불황 가능성에 대비해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세계경기의 침체,보호무역확대,국내 선거정국 등으로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보고 최대한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삼성은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경영계획 기본지침을 만들어 각 계열사에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은 기본지침에서 올해 내부유보액의 1백%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했던 투자 가이드라인을 내년에는 내부유보액의 80%까지로 축소했다. 특히 부채비율이 2백% 이상인 기업은 내부유보액의 50% 이내에서만 투자토록 했다. 부채 비율 1백% 이상인 기업은 부채 규모를 10% 이상 줄이고 인건비총액은 올해 수준으로 동결토록 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사업성과의 평가기준인 자기자본대비 EVA(경제적 부가가치)비율 기준을 올해와 같은 14%로 정했으며 협찬성 경비 등은 올해보다 30% 이상 줄이도록 했다. 신용등급 상향조정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삼성은 권고했다. 삼성은 내년에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동반침체현상을 나타내면서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각국간 무역이 침체됨에 따라 보호무역이 되살아나는 등 통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경기침체와 5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12월 대통령 선거에 따른 혼란이 맞물려 제2의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내년 국내경제성장률이 낙관적으로 볼 경우 5.5%에 이를 수도 있지만 3.0%에 그치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경상수지흑자는 53억달러,실업률은 4.4%,원화환율은 달러당 평균 1천2백30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계열사들의 경영계획상 기준환율은 달러당 1천1백50원으로 잡아 보수적인 계획을 짜도록 했다. 삼성은 최근 미국내 항공기 연쇄 테러사태에 대한 영향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반영한 경영 지침을 작성,계열사에 다시 내려보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계열사들의 내년도 실제 경영계획은 긴축기조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