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침체국면의 벼랑에 서있던 세계경제가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 이후 벼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으나 정책대응의 결과로 경우에 따라서는 증가세를 보일수도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되는 등비관론 일색이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 영국내 연구업체인 옥스퍼드경제예측(OEF)이 이번 테러공격이 소비심리, 주가, 유가 등에 미칠 영향을 추산한 결과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을0.5%포인트 깎아내리는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결과는 내년 세계경제의 상승세 전환이 당초 예측보다 약해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러나 아직도 회복세는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OEF는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은 (그렇치 않아도 침체국면의 벼랑에 서있던) 미국과 세계경제를 본격적인 침체로 밀어넣는 '하나만 더 얹어도 낙타의 등골을 부러뜨리는 지푸라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 통계로는 지난 8월중 소매매출이 지난 4월 이후 최대폭인 0.3% 증가한 것으로 나왔으나 이 증가세가 테러공격 이전이라도 9월까지 지속됐을리는 만무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다른 통계로는 산업생산이 지난 8월 0.8% 감소, 연속 11개월째 하락했고 내구재생산은 1.2%가 줄었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모두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침체국면을 입증하는 2분기연속 산업생산 감소 위험이 정말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이 상황이 세계적인 침체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올들어 미국 경제의 성장에가장 중요한 뒷받침이 돼온 미국 소비자들이 이번 사태 이후에도 계속해서 돈을 쓸것인지에 달렸다고 신문은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테러공격의 효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데 동의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HSBC의 스티븐 킹은 미국 경제가 호황일 때 발생한 지난 63년의 존 F. 케네디대통령 암살사건과 지난 67년의 6일전쟁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거의 반응을 하지 않았으나 미국 경제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지난 73년 욤키푸르전쟁과 90년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에는 소비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조사한 컨퍼런스보드의 케일 포슬러는 "사실 1주일 전보다 확실성이 약간 더 늘어났다"며 "그때는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해야할지 몰랐으나 지금은 행정부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진정으로 일치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기대되는 정책대응은 일부 낙관적 분석가들로 하여금 그로 인한결과가 심지어 증가세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신문은말했다. 통화정책은 전세계적으로 완화될 것이 확실해 보이며 빠르면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로 시작될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재정측면에서도 의회가 앞으로 2년간 400억달러의 비상지출을 승인했으며 이는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시장조사 최고책임자인 데이비드 폴커츠-란다우는 고객통신을 통해 "미국에게는 이번 일이 경기와 금융의 판도를 (좋은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정치적, 군사적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렇게 낙관적일 수 있는 분석가는 거의 없다고 신문은 말했다.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의 가일스 키팅은 "미국의 군사행동이 짧고 성공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인 협력 속에서 끝난다면 세계경제는 내년까지 최악의 영향은 극복할 것이나 군사적 행동이 장기화 된다면 그같은 낙관론은 펼 수 없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