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평균주가가 12일 단숨에 9천엔대 중반까지 추락했던 도쿄증시는 13일 소폭 반등, 충격과 혼란이 다소 가라앉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도쿄 증권가와 재계 전문가들은 테러 충격이 1차 도화선이긴 했지만 일본 증시의 진짜 실력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숨김없이 드러났다며 당분간 상승 탄력을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제 전반의 활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고이즈미 정권의 개혁에도 치명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분석가들이 지목하는 현시점에서의 증시 최대 뇌관은 은행들이 갖고 있는 주식의 평가손실이다. 미국 테러사태의 충격은 서방선진국들의 기민한 협조와 공동대응으로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을 경우 가라앉을 수 있지만 일본 자체의 문제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이와종합연구소가 지난 10일의 닛케이주가(1만1백95엔)를 기준으로 산정한 대형 15개 은행의 주식평가손실은 3조5천억엔에 달하고 있다. 12일 종가 9천6백10엔을 기준으로 하면 손실규모는 5조엔대로 급팽창한다. 전체적으로 3천억엔 수준에 그쳤던 지난 3월말 결산 때보다 최소 10수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분석가들은 주가하락으로 은행 손실이 불어나고 이는 은행 자체의 주가와 신인도를 추락시켜 국제금융계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