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시장 1,2위를 다투는 LG필립스LCD가 1조6천억원을 투자,업계 최초로 5세대 라인 건설에 나선다. LG필립스LCD는 LCD경기가 좋지 않아 한때 라인신설을 보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시장선점 차원에서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5세대 라인은 기판유리의 규격이 1㎡ 이상인 대규모 생산라인으로 15인치 제품을 12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기존의 4세대 라인(6개)보다 생산성이 2배나 높다. LG필립스는 올해말까지 장비도입을 완료,셋업과정을 거쳐 늦어도 내년 6월에는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아래 공사를 진행중이다. 이미 화학증착기(CVD) 등 전(前)공정 장비의 설치가 끝나 지금은 후공정 설비를 셋업하고 있다. 1조6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비를 조달하기 위해 LG필립스는 올해에만 5천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해외에서 5억달러를 들여왔다. 구미공장에 세워지는 5세대 생산라인(P4공장)이 가동되면 LG필립스의 생산량은 15인치 제품을 기준으로 월 평균 70만장이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출하량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회사가 지난 상반기 1천5백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등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데도 5세대 라인 건설에 나서는 것은 불황기 투자를 통해 시장판도를 뒤집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5세대 라인에 대한 투자를 보류키로 했던 삼성전자도 최근 계획을 재수정,내년 5월까지 장비도입을 끝내기로 하고 일부 주문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올해 LCD부문에 대한 투자를 8천4백억원에서 5천7백억원으로 축소하고 5세대 라인에 대한 투자도 중단했었다. 삼성측은 공장 부지와 건물 등은 이미 확보돼 있고 생산설비의 도입 및 설치 등 기본계획은 세워둔 상태라며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