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 장관은 13일 "내년에는 57개 기금 총 220조원 가운데 47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사업성 기금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예산관련 당정협의에서 "확대예산에 대해 여러가지 얘기가 있으나 일본, 남미 등 국채가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위기를 당했던 것을 눈여겨 봐야한다"면서 "일반예산(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기금을 사업에 투입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히고 국회에서 기금관리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정부는 조만간 거시경제지표를 조정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장관은 "미국의 테러사태로 인해 전세계 경제에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이므로 당분간 세계경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폭락했던 주가가 절반정도 회복되고 폭등했던 금값과 유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예산규모와 관련, 전 장관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아래 생산적 복지와 민생에 대한 배려를 고려하면서 올 추경까지 포함한 올해 예산 105조3천억원보다 7% 내외가 늘어난 112조∼113조원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제2정조위원장은 "내년이 현 정부의 예산을집행할 마지막 해인 만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철학과 공약을 제대로 반영하기위해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하는 색깔있는 예산편성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위원장은 특히 "중소.벤처기업 활성화와 수출 촉진 등을 위한 예산배정과 함께 우리당의 기반인 중산층과 서민을 보호할 수 있는 예산정책을 추진할 것"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의 틀 안에서 예산집행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여소야대인 상황을 감안, 공정하고 투명한 예산편성으로 야당에 시비거리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이날 부별심사를 거쳐 14일 계수조정작업을 마친 뒤 15일 다시 당정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