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들은 이번 테러를 계기로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직원과 건물 및 공장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 기업들이 테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아온 것은 물론 아니다. 이번에 붕괴된 세계무역센터가 지난 93년 테러를 당했을 때도 보안을 점검할 기회가 있었다. 또 해외에서 미기업 간부들이 납치된 경우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대담하게 테러가 감행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아연 긴장할 수 밖에 없다. CNN-fn은 11일 세계 유수의 경비전문기업인 핑커튼 앤드 번스의 짐 맥널티 부사장을 인용해 포천 500대 기업들이 이번 테러를 계기로 자사 직원과 건물 등을 보호하는데 연간 1천만달러 이상을 더 쓸 수 밖에 없게될 것으로 내다봤다.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100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경비전문 컨설팅 회사인 코포레이트 리스크 인터내셔널의 숀 맥윈니 사장은 대기업들이 평균 매출의 4-5%를 경비용역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면서 이번 테러로 인해 그 비율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맥널티 부사장은 기업의 경비용역 비용 지출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공장이 산재해있는 제조업의 경우 연간 5천만달러까지 지출이 늘어날 수있는 반면 건물이 많지 않은 금융회사라면 훨씬 적은 돈만 책정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디서 비즈니스를 하느냐도 변수다. 테러가 심한 콜롬비아에 근거지를둘 경우가 선진국에서 비즈니스할 때에 비해 경비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업종에 따라서도 보안비용 지출은 달라진다. 한 예로 담배회사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테러나 시위 대상이 될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미 정부 건물에 입주해있을 경우도 긴장하게 됐다. 맥널티 부사장은 납치된 항공기가 이번 테러에 잇따라 동원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주요 도시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를 계기로 미 기업들이 그간 방심했던 보안 점검을 다시 한번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