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격이 들먹이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 동안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와 맞물려 급락세를 보였던 철근 가격이 철강업계의 자발적인 감산과 가격인상, 가을철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모처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9월 들어 철근 가격은 고장력 철근을 기준으로 t당 2만5천원이 오른 31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형강, 컬러강판 등 건자재용 철강재 가격도 덩달아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철근, 형강 등을 생산하는 전기로 업계가 가격안정을 위해 일제히 감산에 들어가면서 가격을 인상한데다 건설경기 회복을 점치는 일부 대리점들이 사재기에 나서 철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이달들어 철근은 t당 2만5천원, 일반 형강은 t당 2만~3만원씩 오른 가격에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 한편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시장의 철근 가격도 저금리 기조에 따른 건축경기 활성화로 t당 15~20달러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산 수입고철 가격이 t당 110달러에서 115달러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전기로 업계가 재고 해소를 위해 8월 철근 생산량을 월평균 80만~90만t 수준에서 61만t으로 줄인 가운데 가격상승을 겨냥한 가수요가 일면서 판매가 늘어나 재고가 7월말 40만t 수준에서 13만t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의 건축용 철강재 가격 상승은 본격적인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들의 일방적인 가격인상에 의한 것이므로 가을철 성수기 반짝 상승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섭기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