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삼성전자에 두 회사의 홈네트워크를 하나로 표준화하자고 제안했다. 홈네트워크는 가정내의 각종 가전 제품을 연결,유무선을 통해 이를 외부에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따라서 두 회사간 표준화가 이뤄지면 소비자들은 홈네트워크 시스템에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섞어서 사용할 수 있게 돼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LG전자 가전사업본부 김쌍수 사장은 9일 "홈네트워크의 핵심분야인 전송방식 표준화를 위해 삼성측에 기술 자료를 넘겨줘 현재 서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사장은 "홈네트워크 사업은 전송방식의 표준화를 통해 어느 회사 제품이든지 호환이 가능토록 하는 게 시장확대를 위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논의 중인 표준화 사업은 전력선을 이용해 TV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 프로토콜 분야다. 전력선통신(PLC·Power Line Communication)은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선을 이용,각종 신호나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홈네트워크는 현재 시장형성 초기단계지만 2005년에는 그 규모가 4백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성장산업이다. 두 회사가 공동사업에 합의할 경우 국내 가전시장은 물론 미국과 유럽업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제표준화 제정작업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측은 자사의 전력선통신 기술을 이용한 홈네트워크 방식인 'LnCP'를 국내 표준으로 채택하자고 삼성측에 기술자료를 이미 제공했으며 삼성측은 현재 이에 대한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LnCP방식은 제어 및 정보교환 데이터량이 적은 백색가전 분야에 최적인 통신 프로토콜"이라며 "국내 표준안으로 채택될 경우 디지털 가전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유도할 수 있고 개별업체도 기술개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홈네트워크 솔루션인 UPnP와도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상태여서 세계적인 홈네트워크 표준화 작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측은 이에 대해 LG의 기술은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생활가전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TV DVDP 등 AV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