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웅 < 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 회장 > 요즘,산업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대기업은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고,중소기업들은 생산인력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산업연수생이라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공장가동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해외이전 등으로 산업공동화가 가속될 경우 우리가 대비도 하기 전에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선진 경제가 정보통신 비즈니스서비스산업을 지향한다고 해도 이는 기본적으로 제조업을 근간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보통신과 비즈니스서비스산업이 아직 글로벌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기반이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아직까지 기술축적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산업공동화를 늦추고 이 기간 동안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며 정보통신과 비즈니스서비스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그 동안은 기업들이 내부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다보니 지원성격의 기능조직이나 비핵심 부문의 조직과 인력의 비대화를 초래했다고 보며, 이로 인해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늦어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결국 IMF를 맞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핵심역량 중심의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해왔는데 바로 그 방법이 아웃소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초기에 아웃소싱은 기업들의 구조조정 수단으로 우선 비용절감과 인력감축 차원에서 도입되다 보니,아웃소싱의 본래 취지와 다소 왜곡된 모습으로 인식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단순.반복적인 저부가가치업무에만 아웃소싱을 치중해왔으며 아직도 아웃소싱이 근로자파견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나, 파견은 아웃소싱의 여러 방법 중 일부에 속한다. 아웃소싱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업이 자사의 핵심역량을 파악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부분은 전문기업에게 맡겨 기업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경쟁력을 키우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핵심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문이 아웃소싱의 대상영역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도입 4년째를 맞은 우리기업들은 이제 아웃소싱의 범위를 전문분야까지 확대시키고 아웃소서 선정 시에도 가격보다는 서비스의 전문성에 차차 초점을 맞추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흐름은 일부에 그치고 있고, 이를 대응할만한 전문 아웃소서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아웃소싱산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아웃소싱기업들은 각 분야별로 생존의 차원에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중 리더격인 회사들은 이미 검증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아웃소싱기업들이 전문화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문아웃소싱기업들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경영의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아웃소싱은 기업들로 하여금, 슬림화된 조직을 통한 핵심역량 집중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할 뿐만 아니라, 아웃소싱기업의 지속적인 창업과 성장으로 고용창출에도 지대한 역할을 한다. 또, 자사에서 수행하던 것과 동일한 생산성과 업무품질을 유지하면서 인건비 비중을 낮출 수도 있다. 특히 연구개발이 중심인 벤처나 중소기업의 경우, 관리.지원부문의 아웃소싱을 통해 창업 초기부터 안정화된 기업운영이 가능하고 짧은 시간 내에 경쟁력확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아웃소싱기업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산업공동화 현상이 현실화되기 전에 기업이 전문성을 가지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벤처.중소기업의 창업을 활성화 시켜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 전체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아웃소싱협회에서는 아웃소싱산업의 육성을 위해, 공동시스템 개발지원 등을 통한 인프라 구축과 관련 선진정보의 제공, 아웃소싱기업 디렉토리 제작,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각종 세미나.교육을 비롯한 아웃소싱지도사자격증의 운영, 산업실태조사를 통한 제도개선과 육성정책 건의, 아웃소싱사례연구, 공인표준계약서 개발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협회의 독자적인 활동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관련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와 더불어 아웃소싱기업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