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과 8월 두차례의 콜금리 인하는 금융시장에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시중자금을 급속히 단기 부동화시키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 두달동안 자금시장 흐름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우선 은행으로만 돈이 몰리는 불균형 현상이 해소되지 못했다. 실제 지난달 은행 수신은 7조4천6백62억원이 늘어 전달의 4조6천1백30억원보다 증가폭이 훨씬 커졌다. 반면 투신사 수탁고는 5조3천5백1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7월 증가액 13조2천6백50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에도 못미쳤다. 결국 7월중 한때 투신사 등으로 분산되는가 싶던 돈들이 다시 은행으로 'U턴'한 셈이다. 은행 금고엔 돈이 넘쳐 흘렀지만 은행들은 기업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7천5백6억원에 불과했다. 전월에 늘어난 3조4천88억원의 20%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은행들은 대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만 열을 올렸다. 은행들이 가계에 대출해준 돈은 지난 8월 중 4조1천9백35억원으로 전월(2조4천4백6억원)보다 70% 이상 늘었다.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줄고 회사채 발행에 숨통이 트인 것도 요인이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저금리가 실물경기를 회복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방증한 것이기도 하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돈들은 단기 부동화됐다. 은행 문을 들어온 돈의 대부분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등 단기 상품만 찾았다. 투신사 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짧은 예금에 들어온 돈중 상당액은 대기자금 성격이 짙다"며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돈들이 바로 이런 자금"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