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사장이 7일 잭 웰치 회장으로부터 GE의 지휘봉을 물려받는다. 45세의 젊은 나이지만 그는 '준비된 최고경영자(CEO)'다. '세기의 경영인'인 웰치 회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이멜트에게서는 중압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감이 넘쳐난다. 일부에서는 하니웰 인수합병 무산, 주가 하락 등으로 GE가 어려운 상황인 데도 너무 느긋한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멜트의 여유는 CEO가 되기 위한 오랜 준비 기간과 실전경험, 경영능력, 그리고 낙천적인 성격에서 나온다. 이멜트는 지난해 11월 GE 사장 및 차기 CEO로 임명된 후 사실상의 CEO로서 경영을 도맡아 왔다. 웰치 회장은 하니웰과의 인수합병 업무와 다음주 발간되는 자서전 집필에만 주력했다. 웰치가 후계자 물색에 나선 것은 1996년. 이멜트는 다음해인 1997년 GE메디컬시스템스 CEO로 임명됐다. 차세대 주자로서 능력을 입증해 보이라는 주문이었다. 이멜트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3억달러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연간 매출을 3년여 만에 이전의 두배인 70억달러로 끌어올렸다. 특히 병원에 자기공명장치(MRI)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감시하고 진료비 계산 및 환자 기록 디지털화 작업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한 전략이 주효해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보여줬다. 3년여 간의 치열한 '대권경쟁' 끝에 이멜트는 제임스 맥너니, 로버트 나르델리 등 쟁쟁한 사내 후보들을 제치고 마침내 차기 CEO로 낙점받았다. 이멜트는 '뿌리깊은 GE맨'이다. 하버드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이수하자마자 아버지의 평생 직장인 GE에 1982년 입사했다. 아버지인 조셉 이멜트는 항공엔진 부문 엔지니어로 GE에서 38년간 일했다. 입사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한번도 GE를 떠나지 않았다. 이멜트는 '웰치와 닮은꼴'이다. 1981년 GE 회장에 취임했을 때 웰치의 나이는 45세. 이멜트도 올해 45세다. 또 웰치 하면 과단성 순발력 추진력 등이 떠오른다 이멜트 역시 추진력과 함께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다는게 주위의 평가다. CSFB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리건은 이멜트를 "웰치의 카리스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문답식으로 핵심을 이끌어내는 화술 또한 닮아 있다.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다소 부드러운 성격은 웰치와 다른 점이다. 신임 CEO로서 당면한 과제와 여건도 웰치와는 사뭇 다르다. 공룡과 같이 비대하기만 했던 GE를 가볍고 빠른 조직으로 회생시키는 것이 웰치의 선결과제였다면 이멜트의 과제는 웰치 회장의 성공적인 기업 경영전략을 이어받아 GE의 성장세를 지속시키는 것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 제프리 이멜트 약력 ] 1956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생 다트머스대 응용수학과 졸업, 하버드 경영대학원 석사(MBA) 1982년 GE 입사 GE플라스틱 고객서비스담당 부사장, GE어플라이언스의 전세계 마케팅및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 GE메디컬시스템스 사장 등 역임 2000년 11월27일 GE 사장및 차기 CEO로 선임 2001년 9월7일 GE의 CEO로 공식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