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회사가 제주도에 있다고요"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하기 위한 인터넷전화(VoIP) 개발업체인 아이넷쿨닷컴의 이명훈(40) 대표가 서울의 IT(정보기술) 업체에 방문할 때마다 듣는 소리다. "제주도" 하면 관광산업만을 떠올리기 때문에 항상 나오는 질문이라는게 그의 해석이다. 이 대표는 그 때마다 제주도에는 21개의 기업이 벤처기업으로 지정돼 활발히 활동중이라는 설명을 빼먹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설립된 아이넷쿨닷컴은 1년반만에 VoIP 업계의 리딩기업으로 훌쩍 컸다. 1997년 제주대학교 통신공학과 임재윤 교수가 (주)코스모브리지와 "인터넷폰 게이트웨이"를 공동 연구하면서 VoIP 기술과 인연을 맺은 걸 계기로 지난해 이 대표 등 5명이 뭉쳐 회사를 설립했다. 인터넷 전화서비스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폰으로 통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아이넷쿨닷컴은 네트워크상에서 일반전화망과 같이 음성통화를 가능케 하는 VoIP를 응용한 단말기를 만들고 있다. "국내에는 인터넷 전화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혀 있다. 이로인해 인터넷 전화서비스 업체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료화로 정책을 바꾸고 점점 시장이 커지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대표는 인터넷 전화서비스가 기존의 전화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업에 뛰어들겠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제주에서 태어나 경희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그는 미국 네바다 주립대학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딴 뒤 귀국해 고향을 찾았다. 우연히 전공과는 무관하게 섬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 들어가 섭외차장을 맡았다. 조직위원회가 국제적인 축제에 영어를 구사할 사람을 찾다가 이 대표를 발탁했다. 전공과 동떨어진 일이었지만 그는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일을 맡았다. 그러나 이 일이 그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중 알고 지내던 임 교수와 한 뜻이 돼 인터넷전화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인터넷 전화서비스의 문을 연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가 소프트웨어 방식이라면 아이넷쿨닷컴은 부가장치를 설치해 인터넷 전화를 하는 하드웨어 방식이다. 이 장치로 통화 품질이 대폭 향상돼 일반전화처럼 쓸 수 있다. 오히려 PC에서 전화로, 전화에서 PC로 전화를 걸 수 있고 기존 전화요금보다 30~80%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전화사업자들이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자본금 2억8천만원인 이 회사는 지난해 2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에 인터넷폰이 본격 출시되면 올해 매출 목표 14억원 달성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이 대표는 자신있게 말했다. (064)724-7420 제주=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