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4.4분기 국제유가 마저 강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석유공사는 4일 작성한 'OPEC 감산 발표와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석유수요는 크지 않지만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등으로 4.4분기 국제유가는 상반기보다 강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석유공사는 우선 미국의 경제성장 둔화, 일본의 10년 장기불황, EU(유럽연합)국가들의 성장정체로 올 4.4분기 수요는 지난해보다 50만배럴밖에 늘어나지 않은 일일7천730만배럴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요침체에도 불구하고 OPEC의 철저한 공급관리, 이라크의 공급중단 가능성 및 동절기 기후조건에 의해 국제유가는 4.4분기 상당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석유공사는 전망했다. 석유공사는 우선 OPEC 산유국들의 재정상태가 악화되고 러시아, 멕시코, 노르웨이 등 비OPEC 산유국들의 목소리가 커지는데 두려움을 느낀 OPEC가 과거보다 훨씬강화된 공급관리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그같은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석유공사의 이준범 박사는 "지난날에는 OPEC의 감산 결의가 3개월마다 개최되는 전체총회에서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긴급 전화통화만으로 감산이결의됐다"며 "이는 석유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OPEC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OPEC는 지난 7월 25일 회원국 대표간 긴급 전화통화를 통해 9월부터 일일 1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의했으며 이에 따라 이달부터 원유공급량이 연초 계약물량 대비 평균 17% 감소할 전망이다. 석유공사는 이와 함께 최근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의 석유수출가에 대한 통제를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라크가 지난 6월처럼 석유 수출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겨울철 한파가 내습할 경우 난방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을 이용하려는 국제 투기자본이 석유시장에 밀려들 경우 국제유가는 극히 불안정해질 수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준범 박사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4.4분기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상반기보다 1-3달러 상승한 배럴당 25-27달러를 유지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이를 고려한 경제계획과 기업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