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금세탁방지법('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법'과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정치자금법 위반을 처벌 대상범죄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 특징이다. 그 대신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대외거래에 한해서만 금융거래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을 허용키로 하는 절충안을 담았다. 이와 관련,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조순형 천정배 송영길 의원 등은 "FIU에 계좌추적권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며 여야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자금세탁방지법은 대통령 재가와 정부 공포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부터 시행된다. ◇ 법안 주요 내용 =마약이나 조직범죄, 불법정치자금 등 36개 범죄에 대해 자금세탁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금융기관은 자금세탁의 의심이 가는 금융거래에 대해 FIU에 보고해야 하며 FIU는 정부와 금융기관으로부터 행정자료, 신용정보, 외환정보 등을 제출받아 혐의 내용을 분석할수 있다. FIU는 그러나 대외거래에 한해 계좌추적권을 부여받았으며 국내거래에 대해서는 계좌추적을 할 수 없는 한계를 갖게 됐다. ◇ 법제정 효과 =범죄자금의 세탁행위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특히 대외거래에 대해서는 계좌추적권을 부여함으로써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2단계 외환자유화를 악용한 불법자금의 유출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같은 감시체계가 구축됨에 따라 자금세탁 행위가 상당부분 감소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자금세탁행위를 범죄화하고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금융기관을 이용한 자금세탁행위의 위험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자금세탁방지제도를 시행하게 돼 우리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 제고에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FIU에 계좌추적권을 전면 허용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