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위와 직급을 두지 않고 일체의 연공서열을 거부하는 회사가 있다. MP3 및 반도체 설계 업체인 뮤즈텔(대표 이대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명함에는 부장 차장 대리 등의 직위가 없고 "담당"만 있다. 반도체 담당,마케팅담당 하는 식이다. 담당들은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담당은 영어로 마땅한 표현이 없어 매니저(manager)라고 쓴다. 권한을 갖고 있다보니 이사로 대우받는 경우도 있다는게 회사측 귀띔이다. 이대희 대표는 "직원들 14명의 나이가 32~36세로 서로 비슷한데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작년 5월부터 "담당"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1년여에 걸쳐 시행해본 결과 담당들이 대기업 부장 정도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는 모두 연봉제가 적용되고 있다. 직원들도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무담당 전인선 씨는 "불편한 점은 없고 오히려 장점이 많은 것 같다"며 "일처리가 빠르고 맡은 분야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담당들은 필요한 사안이 생기면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현재 이 회사는 MP3와 관련된 이브팀 소프트웨어지원팀 반도체개발과 관련된 X3팀을 운영하고 있다. 팀에는 팀장이 있다. 그러나 회사가 팀장을 발령내는게 아니다. 심훈 담당은 "아이디어를 내 타당성을 검증받으면 누구나 팀을 만들수 있고 팀장은 팀원들에 의해 선출된다"고 소개했다. 지난 99년말 설립된 이 회사는 저소비전력형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외장형 메모리 카드(MMC)방식의 MP3휴대폰을 개발, 오는 10월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 및 서비스종합솔루션 분야의 선두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엔 한미은행으로부터 1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옵션부 대출을 받기도 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7억원. (02)476-6780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