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자원의 수는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유전적 질과 다양성은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정태영 교수는 30일 한국감자육종소재은행(행장 임학태 강원대 교수) 주최로 강원대에서 열린 제1회 한국감자심포지엄을 통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유전자원의 양적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종(種)의 다양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갱신을 필요로 하는 자원이 30%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농촌진흥청 종자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종자자원은 모두 14만6천점으로 미국(43만7천점), 중국(35만8천점), 러시아(34만9천점), 일본(20만8천점), 인도(18만1천점)에 이어 세계 6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유전자원 가운데 식량작물이 76.2%에 달했으며 특용작물과 원예작물의 비중은 각각 11.9%와 9.4%에 불과했다. 또한 원예작물 중에서는 가지와 고추 등의 과채류 자원이 54.4%를 차지한 반면 잎사귀를 먹는 엽채류(18.8%)와 뿌리를 먹는 근채류(9.7%), 알리움속 자원(11.3%)등은 보존량이 소량에 그쳤다. 특용작물도 전체 1만6천여점 가운데 유료작물(油料作物)의 비중이 84.2%에 달했으며 섬유작물(6.4%), 약용작물(5.2%), 향료작물(1.4%)은 자원 보존량이 매우 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 교수는 국내 유전자원 보존의 문제점으로 ▲낮은 질 ▲자원의 다양성 부족 ▲보존시설의 부족 ▲유전자원 정보의 체계화 미흡 ▲관련 연구기관간 협력연구 미흡 등을 들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보존가치가 낮은 자원이 많이 수집됐고 중복자원도 상당수에 달한다"며 "첨단 생명공학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전자원 관리기구의 확대개편과 관리규정 개선, 산.학.연의 역할분담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