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석유회사이자 멕시코 최대 국영기업인 국영석유회사(페멕스)가 석유탐사와 채굴사업에 향후 5년간 330억달러를 투입하지 못할 경우 멕시코 석유산업은 큰 시련에 부딪힐 것이라고 현지언론들이 28일보도했다. 언론들은 라울 무뇨스 페멕스회장의 말을 인용, "페멕스의 사활은 앞으로 일정기간안에 33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5년뒤 멕시코의 원유생산량은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석유수출수입은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어 정부 재정과 국내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무뇨스회장은 "페멕스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일부 사업부문, 특히 천연가스 사업을 외국자본에 개방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동시에 치열한 국제경쟁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페멕스의 생산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뿌리깊은 관료주의 체제를 타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페멕스의 민영화를 염두에 둔 것이나, 멕시코 헌법은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권을 국가가 독점적으로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또한 멕시코 국민들은 페멕스를 국가의 상징이자 `국민의 자존심'으로 여기고 있어 오래전부터 논란을 빚어온 민영화 문제는 제 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페멕스는 멕시코 정부 재정수입에 50% 가량을 기여하고 있으나 민영화를 통한 외국자본의 유입이 없을 경우 오는 2004년에는 재정기여도가 10%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세계 제5위의 산유국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인 멕시코는 연간 150억달러 가량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으나 정유시설의 부족과 기존 시설의 노후화로 미국 등에서 정제유를 수입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