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안건·안진·영화 등 회계법인들이 기업들의 회계조작을 방조하다 무더기로 중징계 조치를 받게 됐다. 28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997년 이래 1999년 회계연도 중 동아건설, 중앙·한스종금 등의 결산기 회계조작과 관련, 위법사실을 적발하고 삼일 등 7개 회계법인에 감사인지정 제외, 공인회계사에 직무정지건의 등 제재 조치를 결정했다. 특히 동남을 제외하고 삼일·안건·안진·영화·신한·삼덕 등 7대 대형회계법인 중에서 6개사나 포함, 과거 기업 회계 조작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감독소홀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은 중앙종금과 한스종금의 회계조작에 대해 감사를 소홀히 해 경고와 주의, 손해배상공동기금 각각 10%, 20%의 추가 적립 등의 조치를 받았다. 관련 공인회계사 5명 중에서 4명은 경고, 1명은 주의 조치를 받게 됐다. 공인회계사가 경고를 받게 되면 협회 임원이 될 피선거권이 상실되며 주의 역시 연봉 협상 등에서 불리하게 된다. 업계 2위인 안건과 4위인 영화회계법인은 동아건설의 회계조작에 대한 감사소홀이 인정돼 제재를 받게 됐다. 안건은 감사인지정제외 2%에다 손해배상공동기금 80% 추가적립를 조치를 받았고, 관련 공인회계사 7명 중에서 6명이 감사업무 참여제한 1년, 1명은 경고조치를 받는 등 중징계 처분됐다. 영화법인은 주의와 손해배상공동기금 10% 추가적립 조치, 관련 공인회계사 4명 중 1명은 경고, 3명은 주의에 처해졌다. 업계 3위 안진회계법인은 제일화재보험의 담보제공자산 주석미기재에 대한 절차를 소홀히 해 공인회계사 1명이 주의를 받았다. 업계 6위 신한은 리젠트화재와 관련해 법인은 주의와 특정회사 감사업무제한 1년, 관련 공인회계사 1명은 경고조치됐다. 7위인 삼덕은 동아상호신용금고와 관련해 감사인지정제외 3%와 손해배상공동기금 80% 추가적립, 관련 공인회계사 4명 중에서 2명은 재경부장관 앞 직무정지건, 경고 1명, 주의 1명 등 중징계를 받았다. 이밖에 동남회계법인은 검찰통보조치를 받은 수원상호신용금고와 관련, 법인 경고와 손해배상공동기금 20% 추가적립, 공인회계사 4명 중 2명은 직무정지건의 2명, 경고 1명, 주의 1명 등 역시 중징계 조치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우그룹 분식회계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분식회계 규모가 커 중징계가 처해졌다"며 "과거 분식회계 관행에서 벗어나 회계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쌓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