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내 정보가 외부로 새나가는 '보안사고'가 속출하면서 기업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철통같은 보안대책도 힘을 못쓴 채, 크고 작은 기밀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고 직종도 기술직종에서 일반사무직으로 저변이 넓어지는 추세다. 또다시 불어닥친구조조정 한파는 이같은 모럴해저드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 모 대리가 경영실적과 매출현황 등 회사기밀을 증권사에 제공한 혐의로 27일 수원지검에 구속됐다.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와LG전자 연구원 5명이 회사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줄줄이 구속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경쟁사 또는 외국기업이 엄청난 대가를제공한다는 유혹에 넘어간 직원들이 영업비밀을 빼돌리는 사례가 암암리에 부쩍 늘어났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밝히지는못하지만 인력유출에 따른 기업정보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헤드헌팅 업계에서는 퇴사자 이직과정에서 기밀유출 문제가 심심찮게 논란이 되고 있다. N업체의 한 헤드헌터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퇴사자에 대해 퇴직후 일정기간 동종업계 취업을 하지 못하게 한다든가 무리하게 보안서약을 요구하는바람에 곤혹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각 기업들은 나름대로 최고의 보안시스템을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최근 LG전자가 회사출입증으로 쓰이는 ID카드의 발급.관리업무를 인사팀에서보안팀으로 이관시키고 퀵서비스 회사 직원의 출입을 각 부서에서 고객안내실로 일원화한 것이 한 예다. 문제는 이런 보안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형태로든정보를 빼내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보안관계자는 "완벽한 보안이란 있을 수 없으며 직원들이 스스로 윤리의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보안대책"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말해 머릿속에 필요한 정보를 담아둔다면 서류가방이나 디스켓, e-메일을 뒤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 직장문화에서는 직장을 그만둘 때 재직시 취득했던 정보를 가져가는데 대해 크게 문제삼고 있지 않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이런 문화의 차이에서 별다른 죄의식 없이 정보를 유출하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