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15760]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강화와 경기둔화 등으로 올 여름철 '전기장사'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산업자원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올 여름 전력 최대수요가 발생한 횟수는 7월 24, 25, 26일 등 3차례 뿐이며 최대치는 4천313만kW였다. 작년에는 6월19일에 일찌감치 전력 최대수요 기록을 깬 것을 포함해 8월18일까지 모두 6차례나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실제 7월 전력소비량은 산업용이 지난해에 비해 1.1% 감소한 것을 비롯, 주택용과 일반용이 각각 0.8%와 4.2% 증가에 머물면서 전체적으로 1.3%에 증가에 그쳐 지난해 7월의 증가율인 12.5%와는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게다가 최대 성수기로 거의 매년 최대치를 기록하는 8월 들어서는 아예 최대수요가 한차례도 나타나지 않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지난달 26일 최대치 기록 당시 전력예비율이 12.9%였으나 8월 들어서는 15%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결국 산자부가 전망한 올해 최대수요 예상치인 4천343만7천㎾도 여름이 다가도록 깨지지 않은 것이다. 이는 우선 장마가 유난히 길어지면서 날씨가 따라주지 않은데다 주택용 누진제강화의 홍보에 따라 냉방기 사용을 자제한데 따른 것으로 전력당국은 보고 있다. 또 경기 악화에 따른 산업용 수요 침체와 하계 부하관리 요금제도 실시도 소비량 감소에 한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산업자원부는 이번 여름에 과다한 전력사용 억제와 여유 있는 공급예비율 유지를 이뤄냈지만 적정 예비율을 유지하면서 전기를 많이 팔아야 수익이 늘어나는 한전에서는 `대목' 치고는 재미를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