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올해엔 1조원대에 달해 일반 냉장고(양문여닫이 냉장고 포함 8천억원대) 시장을 앞지를 전망이다. TV(9천7백억원대)와 맞먹는 규모다. 27일 만도공조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김치냉장고 판매는 1백32만대로 전체 냉장고시장 2백63만여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까지의 누적판매량 1백82만대를 포함하면 3백만 가구 이상이 김치냉장고를 보유, 보급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출시 초기인 97년 전체 냉장고 시장의 5%를 차지하는 데 그쳤으나 소비자들의 인식이 김장철상품에서 4계절 상품으로 바뀌면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제는 '주객(主客)'이 전도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해는 비수기인 여름철에도 대리점으로부터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가전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김치냉장고의 냉장 보관기술이 발달하면서 김치 외에 음료수나 야채, 과일 육류 생선 등으로 보관음식이 다양해진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했다. 또 김치맛을 기계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숙성기능 등 신기술이 개발돼 '여름철에 김장'이라는 신(新)풍속도를 만들어내면서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가전업체들간 경쟁도 치열하다. 만도공조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제조업체들은 1백80ℓ급 초대형 제품을 앞다퉈 선보였다. 대우전자와 동양매직도 김치냉장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우전자는 이달 초 4개의 칸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대우 콤비 김장고 진품(眞品)'을 출시했으며 동양매직도 지난달 1백40ℓ'매직 김치냉장고'를 출시, 본격적인 시장쟁탈전에 뛰어들었다. 만도공조와 LG전자도 삼성전자의 1백82ℓ초대형 김치냉장고가 큰 인기를 모으자 지난 6월 각각 1백80ℓ와 2백ℓ급 신제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냉장고의 경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정체되고 있으나 김치냉장고는 연간 4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