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지나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지난 98-99년 빅딜(대규모기업결합)을 피할수 없었던 중공업체들의 경영상황이 최근 크게개선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들의 성공적인 '재기'에 대해 빅딜로 저가 수주 등 과당경쟁의 폐해가 사라진데다 대규모 인력감축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업체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 수주.이익 '수직 상승중' : 지난 99년말 삼성,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 부문을 통합시킨 두산중공업(구 한국중공업)은 올 상반기 수주액이 2조1천여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1조1천억원 증가했다. 이중 발전설비부문의 수주가 9천467억원 늘어 전체 수주증가액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시기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선박엔진부문이 통합돼 세워진 HSD엔진은 통합전인 99년 188만마력이었던 생산량이 지난해 304만마력, 올해 395만마력(예상치)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과 순익이 지난해 4천100여억원, 103억원에서 올해는 5천400억원,200억 이상으로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99년 현대, 한진, 대우중공업의 철도차량 부문이 합쳐진 한국철도차량은 지난해 적자에서 올 상반기 38억원의 흑자로 돌아섰으며 올 전체로 150억원의 경상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또 상반기에만 4천430억원의 수주에 성공, 지난해 전체 수주액 2천600억원을 이미 넘어서는 성과를 올렸다. ◇ 비결은 구조조정과 통합시너지 : 업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경영호전의 첫번째 요인으로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들고 있다. 업체간의 과당경쟁이 극심했던 빅딜 이전에는 해외 수주경쟁에서 국내업체끼리 저가경쟁을 벌이고 심지어 비방전까지 펴는 사례가 적지 않았으나 빅딜로 이러한 모습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해외수주시 제값받기에 성공하고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원자재 구매비용, 기술도입료 등을 절감한 것이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에 더해 두산중공업이 전체 인원 7천500명중 1천100명을 감축하고 한국철도차량이 기존 조직의 3분의 1을 축소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도 경영개선의 기반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딜로 발전설비, 선박엔진, 철도차량 부문에서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제 남은 것은 해외 선진업체와의 경쟁을 이겨낼 기술력 갖추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