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목장의 결투'가 가열되고 있다. 미국 제조업계는 23일 약한 달러를 요구하며 정부의 강한 달러정책에 대해 총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폴 오닐 재무장관은 강한 달러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강(强)달러 방패로 제조업계의 약(弱)달러 창을 막아냈다. ◇약달러 총공세=이날 전미제조업자협회(NAM) 등 8개 제조업계 단체는 재무부가 강한 달러 정책을 버릴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강한 달러를 포기하라고 압력을 넣어오던 재계 단체들이 공동전선을 구축,강한 달러를 공격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총공세의 선봉장은 제리 재지노스키 NAM 회장. 그는 올들어 줄곧 강한 달러로 인해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의회에 출석해 약달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수시로 기자회견을 자청,정부의 강달러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특히 강달러는 유럽내 미국상품가격에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미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NAM과 함께 항공우주산업협회 임업·제지협회 제조기술협회 모터장비제조업자협회 등이 공동성명에 참여했다. ◇고군분투하는 오닐 장관=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다른 관리들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그 혼자 강한 달러를 주창하고 있다. 오닐 장관은 이날도 "강한 기업은 환율에 상관없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헤징을 통해 얼마든지 환차손을 막을 수 있다"며 강달러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에는 강달러 정책을 포기할 경우 뉴욕 양키스 야구장에서 브라스밴드를 동원한 기자회견을 개최,변경사실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책을 바꿀 의사가 추호도 없다는 뜻이었다. 이날 싸움은 일단 무승부였다. 뉴욕시장에서 달러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는 소폭 떨어지고(달러당 1백20.3엔에서 1백19.7엔),유로화에 대해선 약간 상승(유로당 0.915달러에서 0.913달러)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