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최악의 침체를 맞고 있는 세계 반도체시장이 내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나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는 18개월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주요 반도체애널리스트들이 23일 전망했다. 이날 미 새너제이에서 열린 (SEMI)주최 회의에서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반도체 및 장비시장이 완전히 건강을 되찾는데까지는 아주 힘들고 먼 길이 남아있다"며단기적으로 힘든 시기가 지속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IC인사이츠의 빌 매클린 사장은 현재 반도체 시장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올해 반도체산업의 추이를 살펴보면 마치 내가 기르던 개가 차에 치인 것을 보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의 평균판매단가와 수요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과잉 설비투자로 인해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 반도체시장의 매출은지난해에 비해 26% 감소해 지난 85년의 17%감소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IC인사이츠는 "오는 4.4분기부터는 회복조짐이 나타나면서 내년에는 시장매출이 16%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내년은 치유기(healing year)로 그다지 뚜렷한 회복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최근들어 반도체시장의 일부부문에서 작관적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프라스트럭처의 칼 존슨 사장은 "이제 시장이 바닥상태에 있다"며 "특히 D램시장을 비롯해 그래픽 반도체 등은 서서히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 출시도 호재로 작용해 수요촉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VLSI리서치의 댄 허치슨 사장은 D램 가격은 최근들어 소폭의 상승세를나타내고 있으나 파운드리 및 반도체장비업계의 부진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만의 TSMC, UMC 등의 팹설비가동률은 30%대에 그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10-20%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또 반도체 장비업계도 내년하반기까지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