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노사정 정책토론회

근로시간 단축을 둘러싼 쟁점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시행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사.정 토론회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동계와 경영계 인사들은 근로시간 단축 도입 시기와 연월차휴가와 휴일조정, 근로시간 단축의 고용 창출 효과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승택 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이 국민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발표에서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줄이면 근로자 임금이 2.9%상승하고 잠재 성장률이 4.7%까지 증가하고 68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 총고용이 5.2%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기업의 총체적인 인적자원관리의 혁신과 협력적인 노사관계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근로자들도 다양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서 능력개발, 지역사회 활동, 가족단위 활동이 늘어나 관련산업의 파생적 발전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노진귀 정책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은 파트타임 등 비정규직 고용을 상당정도 늘리고 서비스산업과 직업훈련산업 등에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러나 늘어날 비정규직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유병홍 정책실장은 "노동조건의 개악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생리휴가 문제는 모성보호와 관련된 내용으로 노동시간과 연계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 실장은 이어 "연월차휴가를 통합할 경우 1년미만 계약자에 대한 충분한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현실적으로 연월차 휴가를 전부 쓸 수 없는 만큼 휴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는 미사용분에 대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영자총연합회 김영배전무는 "법정근로시간이 44시간으로 단축된 지난 89년부터 4년간은 우리의 잠재 경제성잘률이 8-9%에 이르던 때로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의 3%대 성장률 하에서는 근로시간단축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은 지난친 논리의 비약"이라고 맞섰다.

김 전무는 특히 "기본적으로 노동공급의 총량을 줄여놓고 경기회복이나 내수진작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근로시간 단축일정을 무리하게 도입하거나 휴가와 휴일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가 올지는 명확하다"고 역설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상호 경영지원팀장은 중소기업들의 구조적 취약성을 거론하며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가중, 생산성 감소 등을 우려했다.

그는 "주5일 근무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면 업종별,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법제정 이후 10년 정도의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며 "또한 국민연금, 건강.산재.고용보험 등 사회보장 부담금의 경감조치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비용의 보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자금 저리융자 등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하대 김대환 교수(경제학)는 "연월차 휴가를 통합해 근속 1년 미만은 매월 하루씩 휴가를 주고 근속 1년 이상은 최소 연간 15일 휴가에 2년에 1일씩 가산해야 한다"며 "식목일, 석탄일, 성탄절 등 공휴일을 축소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노사정위원회 이용범 기획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이 선순환되기 위해서는 노사정합의 도출이 우선돼야 한다"며 "노사정위는 9월초까지 근로시간 단축 특위 활동보고서를 내고 이를 근거로 지역별 공청회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 취지 및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론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기자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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