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0년 해외유전 개발사에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98년 9월 개발에 들어간 베트남 15-1광구에서 지난달 양질의 대형 유전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15-1광구 유전은 가채매장량 4억2천만배럴, 예상매장량 5억7천만배럴에 발견확률이 0.05%에 불과한 자이언트급이라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이 사업에는 석유공사(14.25%)와 SK(9%) 등 국내에서 23.25%, 미국 코노코(Conoco)가 23.25%, 베트남국영석유가스회사가 50% 지분으로 각각 참여했다. 이 광구는 2003년부터 생산에 착수, 투자비용을 빼고도 우리측에 8억달러(1조400억원)의 순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산자부는 기대했다. 특히 인근 11-2광구에서 발견한 천연가스까지 포함할 경우 우리 기업이 베트남석유가스개발에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순수입은 11억달러(1조4천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석유공사와 SK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전량 도입할 수 있는 우선권을 확보, 하루 20만배럴을 도입할 경우 국내 석유소비량의 10%를 베트남에서 도입할 수 있게 돼 현재 77%에 달하는 중동 의존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자부는 개발과정에 필요한 대형 해상구조물 등 5억달러 규모의 플랜트를 우리 기업들이 수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키로 했다. 산자부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과 천득렁 베트남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힐튼호텔에서 한-베트남 석유공동개발 성공기념식을 가졌다. 렁 주석은 석유공사에 프렌드십 메달을, 김 대통령은 베트남석유가스공사와 국내 참여사 임직원 38명에게 대통령표창 및 산업훈.포장을 각각 수여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이번 개발을 계기로 국내외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 2010년까지 석유자주개발률을 10%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 11-2광구의 경우 석유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등 국내 8개기업이 55%의 지분으로 참여, 95년 가채매장량 9천억입방피트(원유환산시 1억5천만배럴)의 가스를 발견하고 현재 베트남과 가스매매계약 협상을 진행중이다. 또 석유공사가 30% 지분 참여한 베트남 16-2광구도 매장량이 3억4천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운영권자인 코노코와 함께 10월부터 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탐사단계부터 우리 자본과 기술력으로 참여해 자이언트급 유전개발에 성공한 것은 20년 해외유전 개발사에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평가한 뒤"앞으로 민간기업의 해외유전개발사업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