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의 메이저 브로커(중간상)들이 D램 반도체의 '사재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간상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반도체 가격이 바닥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4대 반도체 브로커중 일부가 최근 들어 매입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4대 메이저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의 킹스턴테크놀로지가 한 국내 반도체 메이커에 대한 주문량을 평소의 월 1백만개(64메가 D램 기준) 수준에서 5백만개 정도로 늘렸다. 일본계 아이오 데이터도 거래업체에 대한 주문을 50%가량 확대했다.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메이저 브로커들은 반도체 시세에 민감한 데다 킹스턴테크놀로지 한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이 16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해 현물시장에서 이들이 움직이면 반도체 가격도 2~3주 시차를 두고 반등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브로커들은 반도체 가격이 쌀 때 칩 형태의 D램 등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이를 여러개씩 짜맞춘 모듈형태로 단순가공해 판매한다. 대만의 D램 업체인 난야테크놀로지도 최근 컴팩이나 IBM 등 PC생산업체들의 주문은 강력하지 않지만 독립적인 PC용 메모리 모듈업체들의 수요가 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모듈업체 외에 투기적인 거래를 주로 하는 동남아지역의 대리점 등 브로커들 가운데서도 매수주문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반도체업계의 동남아 전문가들은 전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