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3~4%로 사실상 낮춘 것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을 정도로 수출 부진의 골이 예상보다 깊고 이런 추세가 3.4분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정부는 세계 경기의 침체에서 비롯된 국내 경기의 추락을 내수 확대로 떠받치려하고 있으나 추경 예산의 국회 통과 지연 등으로 정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2차 추경 편성, 추가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방침이나 현재로서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성장률 4~5% 달성 어렵다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정학연구소 조찬강연에서 "세계경제와 주변여건이 모두 어려운 가운데 연간 3~4%의 성장을 이룰수 있다면 구조조정을 확실히 하고 경제의 체력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 경기도 수출 급감 등 피해가 불가피해 연간 성장률 4~5%의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국내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경우 작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4월 -10.3%, 5월 -8.7%, 6월 -14.3%로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며 7월에는 -20.5%로 뚝 떨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침체 양상을 볼때 3.4분기에는 수출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내수 확대를 위한 추경예산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어 3.4분기 경제성장률이 2.4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4.4분기 경제가 회복돼 정부의 예상대로 5% 수준의 성장을 하더라도 연간 경제성장률은 3%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정부 정책 방향 정부는 연간 경제성장률이 3~4%로 떨어져도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비상상황은 아닌 만큼 현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싱가포르과 대만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0.9%, -2.4%를 기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한 3단계 대응방안 가운데 미국 경제 성장률 1~2%, 세계 경제성장률 2%대의 시나리오에 따라 추경예산 5조편성,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책을 쓰고 있다. 정부는 추경예산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지만 추경예산을 포함해 약 10조원의 정도의 돈을 풀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7~0.9%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수출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의 적용 대상을 22개 업종에서 서비스 등 30개 업종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수출.투자촉진책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경제 성장률 1%미만, 세계경제 성장률 1~2%대로 추락하는 최악의 경우(3단계) 2차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국채발행 등으로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1%에서 2%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그러나 4.4분기에는 미국의 경우 감세.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화되고 정보기술(IT) 경기도 다소 회복돼 세계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는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