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 주가가 날개 없는추락을 계속, 증시 일각에서 9월 위기설이 나도는 등 경기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닛케이 225종목 평균 주가 지수는 20일 지난 84년 12월11일 이후 최저치인 11,257.94로 장을 마감, 바닥장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나스닥의 약세와 엔고(高)가 겹쳐 발생하고 있는 닛케이의 붕괴현상은 9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가하락이 주로 나스닥과 연동된 첨단 하이테크주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최근 엔고현상으로 인해 하락종목이 전기업종까지 확산되고 있는 점을 시장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도쿄증시의 대표적인 종목인 소니주의 경우 지난 5월22일 1만340엔까지 올라갔으나 8월20일에는 종가기준으로 5천740엔으로 폭락하고 말았다. 이같은 소니주의 부진은 시장전체의 자율반등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은행권이 9월 중간결산부터 도입되는 시가(時價)회계를 앞두고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유주식을 내다파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폭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즉 주가하락→ 은행권의 보유주식 손익악화→자기자본 비율 저하→보유주식 매각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대형 13개 은행의 보유주식 평가손은 이미 1조엔 규모로 불어났다. 문제는 이같은 주가하락이 고이즈미 내각이 추진중인 구조개혁 작업에 발목을잡을 가능성에 있다. 특히 주가하락에 따른 은행권 보유주식의 평가손은 곧바로 부실채권 처리재원의감소를 초래, 구조개혁의 핵심인 부실채권의 처리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관측되고있다. 이에 따라 시장 관계자들은 "대책이 조속히 나오지 않으면 구조개혁도 간판을내려야 할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의 정치권은 하계휴가에 들어간 상태여서 이달말까지 뽀족한대책을 내놓지 못할 형편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공공사업 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보정예산)과 증시세제 개편 등 증시를 떠받칠 수 있는 각종 대책마련이 필요한데도 정치권이 손을 놓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