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인들 중엔 "일벌레"가 많다. 정글의 법칙만 통하는 생존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 컨설팅업체인 엔코아정보컨설팅의 이화식(42) 대표도 그런 일벌레 가운데 한 명이다. 아니, 그는 더 나아가 "일에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게 옳을 성 싶다. 그는 기자와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허리와 목을 연신 만져댔다. 과로로 인해 디스크가 생겼기 때문이다. "금년 5월7월까지 한통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의 데이터통합 작업을 했는데 60일 정도를 거의 자지 않고 일했죠. 남들이 들으면 말도 안되는 과장이라 하겠지만 실제가 그랬습니다" 당초 이 프로젝트를 계약할 땐 시한이 9월말이었지만 사정상 일정이 두달 앞당겨지는 바람에 "잠도 안자는" 강행군을 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두 회사의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은 실핏줄을 잇는 것과 똑같은 작업이었습니다. 7명의 컨설턴트가 동원됐는데 한 컨설턴트는 너무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있은 탓에 다리에 혈행 장애가 생겨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그는 본인이 직접 키보드를 치는 작업까지 하는 바람에 손가락에 관절염도 생겼다. 그의 "몸 값"은 상당히 비싸다. 현재 삼성화재 SK글로벌 하이마트 다음커뮤니케이션 산업기술평가원 등의 데이터관련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계약조건은 일당 2백50만원 이상이라는 것이다. 웬만한 샐러리맨의 한달 월급 이상을 그는 하루에 벌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그에겐 일감이 밀려들고 있다. "주문량의 70%는 거절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컨설팅을 해주지 못하는 업체에 대해선 미안하다고 오히려 술을 사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는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개발 설계 프로그램 안정화(tuning) 업무프로세스 개선 데이터 정비 등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 단순히 훈수를 두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직접 해당업무에 뛰어들어 새로 만들 것은 만들고, 고칠 것은 고치는 열성을 보인다. 그는 데이터베이스 컨설팅 분야에서 누구 못지 않은 "내공"이 쌓였다고 자신했다. 그는 실전경험을 모아 "대용량데이터베이스 솔루션 1,2"를 내놓았다. 이 책은 IT(정보기술) 실무자들 사이에 관계형데이터베이스(RDBMS)의 바이블로 통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이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방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분야에선 한국이 선진국을 따라갈 수 없지만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가치를 창조하는 영역에선 최고가 될 자질이 있다는 것이다. (02)554-5013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