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 체계 개편에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장실세금리가 내려가는데도 대출금리 결정의 근간이 되는 우대금리를 그대로 유지해 `나홀로 배를 불린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은행권이 기존 우대금리와는 별도로 시장실세금리를 즉시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우대금리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우대금리는 시장대표금리에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가산금리를 추가해 정해지며 그날그날의 실세금리가 반영되지만 기존 우대금리체계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눈가리고 아웅'식이라는 비난의 소지도 있다. 한빛은행은 이런 새로운 금리체계를 9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하락으로 우량기업에 대해서는 현재 우대금리에 못 미치는 금리로 대출이 나가있기 때문에 우대금리를 내릴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실세금리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우대금리체계를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우대금리는 콜금리,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고채 등 실세금리에 조달금리와 고객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외환은행도 신규대출에 한해 현재 우대금리대신 실세금리를 반영, 매달 조정이 가능한 기준금리를 마련중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를 시장금리에 연동시킬 경우 기존 우대금리보다 1-2%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계는 은행들의 금리체계 개편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은행권의 개인, 기업 등에 대한 우대금리 수준은 9.25-10% 수준으로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년동안 한번도 변동이 없었다. 최근 대출금리를 내렸지만 혜택을 입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실세금리연동형 대출금리만 내렸기 때문이다. 기존 우대금리체계하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은 초저금리시대를 맞았지만 금리인하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인하된 금리적용을 받지 못하는 기존대출금(고정금리연동)이 은행권에서 6월말 현재 전체 대출잔고의 66%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측은 경쟁격화로 예대마진이 선진은행(4-5%)에 크게 못미치는 2-3% 수준에 머물러있는데다 기업부실로 자금운용에 홍역을 치른 상태이어서 기존 우대금리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 개발이나 비용절감 노력은 하지 않은채 예대마진 탓만 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또 실세금리를 반영한 우대금리체계도 기존 대출고객에 대한 혜택이 없어 대출금리 인하에 인색하다는 비난을 피해가기 위한 임시방편에 그칠 가능성이 커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jb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