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기업의 설비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저리(低利)자금을 풀고 있지만 대출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지난 3월말 1조원규모로 설정한 '시설자금공모사채펀드'는 이날까지 약 2천억원 소진되는데 그쳤다. 산은은 실적이 미미하자 지난 6월말 지원대상 기업을 BBB+ 등급에서 BBB-로 확대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산은은 또 지난 5월이후 총 4억달러의 자금을 배정, 외화공모사채 인수업무를 시작했으나 그동안 발행금액은 1억6천만달러에 머물렀다. 기업은행 역시 '대출세일'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대출실적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지난달초 3천억원규모로 마련한 중소기업 특별자금은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2%포인트 저렴한데도 이날까지 대출실적은 3백39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설비자금의 집행이 부진한 가운데 산은은 이달초 1조원규모의 특별설비자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이 자금의 금리는 연 6∼8%이며 만기는 최장 8년이다. 기업은행도 이달초 신용보증기금과 특별협약을 맺고 연 7∼8%대의 금리로 총 1조원의 자금을 풀기로 했다. 기업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20억원이내의 시설자금 보증은 약식심사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워낙 향후 경기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어 설비투자 진작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설비자금은 대출조건이 매우 유리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