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없으면 짐을 싸라' 휴렛팩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47)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최대위기에 몰렸다. 기업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되면서 '회사를 살리지 못하겠거든 그만두라'는 대내외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 1999년 수백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루슨트 테크놀로지로부터 옮겨올 때만 해도 피오리나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의 영입 소식만으로 HP의 주가는 2%나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2·4분기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66% 추락한데다 3분기는 '최악의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피오리나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그가 빼 든 '구조조정 카드'는 부메랑이 됐다. 그는 올초 1천명을 감원한 데 이어 최근 6천명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임금동결과 강제휴가도 실시했다. 이에 따라 볼멘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고액연봉자인 피오리나가 고통을 분담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높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