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넥스(Finex)공법의 상용화로 제조원가를 한 단계 더 낮춰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한다' 포철은 지난해 11월 자그마치 1천4백30억원이 소요되는 파이넥스공법 시험설비 공사에 들어갔다. 설비 규모는 연산 60만t으로 2003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이 설비에 거는 포철의 기대는 엄청나다. 철강산업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혁신공법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파이넥스 공법이란 철광석과 유연탄의 사전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용융환원제철법을 말한다. 세계 철강업계는 그동안 쇳물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 14세기에 발명된 고로(용광로)를 사용해 왔다. 고로공법은 현재 전세계 철강생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도 모두 이 고로공법으로 쇳물을 만들어 낸다. 고로공법은 그 이전의 공법에 비해 생산성과 품질에서 훨씬 앞서나 철광석을 괴광으로 만드는 소결과정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적절하도록 하는 코크스 과정을 거쳐야 한다. 파이넥스 공법은 이 과정이 필요없다. 광석 형태가 아닌 가루 형태의 분철광을 그대로 녹일 수 있다. 지름 8㎜ 이하로 분류되는 분철광은 전세계 철광 생산량의 80%가 넘을 뿐 아니라 덩어리 형태의 괴철광보다 가격이 23%나 싸다. 코크스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원료탄 비용도 24% 가량 저렴하다. 당연히 건설비용도 훨씬 덜 먹힌다. 1백10만t급 고로의 톤당 생산원가와 투자비가 각각 1백이라면 1백20만t급 파이넥스 공법은 톤당 74와 67에 불과하다. 가격경쟁력이 기존의 고로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파이넥스 공법은 게다가 철광석과 원료탄을 처리해야 하는 코크스 및 소결공장이 따로 필요없는 만큼 분진발생 등의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환경오염방지 비용까지 낮춰 그만큼 핫코일의 원재료인 쇳물을 보다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공법이다. 포철은 2003년 완공예정인 시험설비를 통해 노하우를 축적,2010년께 수명을 다하는 포항제철소의 제1,2 고로를 파이넥스 설비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포철은 원가경쟁력를 탄탄히 한 후 장기적으로 파이넥스 설비를 수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 공법은 현재 오스트리아의 푀스트 알피네사와 로열티 및 판매권을 50%씩 나눠갖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