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경영이 부실한 신용기금 등 36개 군소 금융기관들에 대한 정비에 나서는 등 이 나라 사상 최대의 금융개혁에 착수했다. 옌칭장(顔慶章) 대만 경제부장은 지난 11일 펑화이난(彭淮南) 대만 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심야 기자회견을 갖고 이들 금융기관에 예치된 돈이 안전하다고 강조하면서 예금자들이 동요하지 말도록 호소했다. 펑 총재도 "예금 인출을 원할 경우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재정부가 600억 대만달러(17억3천만달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13일 이들 금융기관이 문을 열면 예금인출 사태가 촉발될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는 지난 10일 금융 관계자 200여명으로 긴급대책팀이 구성돼 이들 36개 신용기금과 신용협동조합에 대한 대대적인 평가가 착수됨으로써 촉발됐다. 재정부는 이와 관련해 이들 부실 금융기관을 대만의 8대 은행들이 인수토록 요청했다. 이들 부실 금융기관 가운데 14개사는 대만이 지난달 부실 금융기관 정리를 위해설치한 1천400억대만달러 규모의 신탁기금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합의했으며 나머지22개사는 최장 2개월간 정부 감독하에 재활을 모색하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역시기금에 이관되기로 합의됐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이번 조치가 "시한폭탄의 폭발을 저지하기 위한긴급 조치"임을 강조했다. 펑 총재도 "썩은 사과와 멀쩡한 사과를 한 광주리에 담을수는 없다"고 금융 개혁에 대한 결의를 재천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본격적인 금융개혁이 착수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정부는 금융기관들의 높은 부실채권율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긴급조치 대상이 된 기관들을 포함한 군소 금융기관들은 부실채권율이 기록적인 17.2%에 달한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 비율이 20%에 이를 것으로 우려했다. 대형은행들도 나쁘기는 마찬가지여서 지난 3월말 5.89%이던 것이 6월말 현재 6.47%로 증가한 것으로 중앙은행이 집계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최근 이와 관련해 대만의 부실채권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만 정부 관계자는 "대만이 외채가 없기 때문에 타임이 우려하는것과 같은 금융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타이베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