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캐시카우(Cash Cow:돈을 무더기로 벌어주는 제품)'인 D램의 시대는 계속될 것인가. 세계 D램 시장의 최일선을 누비는 김일웅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마케팅담당 상무의 대답은 한마디로 '예스'다. D램은 내년 하반기에 다시 한번 대박을 터트릴 것이고 아직도 앞길이 창창하다는 것. 인텔,델,노키아 등 주요 전자업체의 향후 제품 생산 및 개발 계획을 머리속에 빠짐없이 입력해 놓고 다니는 그로부터 한국 메모리산업의 현주소를 들어본다. -D램이 언제 다시 캐시카우 노릇을 할 것인가. "D램은 예측 가능한 사업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뜰 것이다. 지난 95년부터 97년까지 3년 동안 세계적으로 36개의 공장이 건설됐다. 하지만 9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새로 지어진 D램 공장은 10개에 불과하다. 올해 건설예정인 공장은 삼성의 11라인 하나뿐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사이에 건설된 공장에서는 내년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공정개선 등으로 기존 공장의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해도 내년 하반기에는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미 반도체 시세는 바닥에 도달했다. 주요 유통업체들 사이에서는 D램을 사재기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PC의 시대가 가면서 D램도 함께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있는데. "과거에는 PC는 D램,통신기기엔 S램 등으로 용도가 구분됐다. 그러나 지금 용도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결국엔 D램이 이길 것이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64메가 메모리용량을 만들려면 S램은 1천달러,플래시는 2백달러가 들지만 D램은 10달러면 된다. 대규모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IMT2000용 휴대폰의 경우 D램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제품별로 사양만 달리해서 D램을 쓰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한국의 기술 수준은. "메모리에선 1위다. D램은 공정기술을 선도하는데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4기가(40억비트) D램 기술을 발표했다. 일본업체에 비해서는 9개월 정도 앞서 있다고 본다" -한국이 D램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배경은 뭐라고 생각하나. "D램에서는 적시에 투자를 하고 적기에 기술을 개발하는 2가지가 관건이다.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큰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삼성전자의 10라인에는 2조원이 들어갔는데 2년 동안은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대만의 경우도 가족들이 판단하고 경영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신중하고 전문경영인이 단기실적에 집착하는 미국은 결국 실패했다" -향후 삼성의 마케팅 전략은.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을 구축하면서 세계적인 주요 거래업체 15개를 선정했다. 이들 기업이 매출의 70%를 일으킨다. 이들 업체에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