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마이너스 성장''경기회복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 최악의 경기 시나리오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재정지출 10조원 확대,콜금리 인하 등 응급처방이 나왔지만 집행시기나 효과가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4분기 경제성장률,7월 산업생산,8월 수출 등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이달말을 고비로 정부도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적자재정을 편성하게될 것이라는 얘기다. ◇추락하는 경기=성장을 견인해온 생산 수출 투자 등이 모두 최악이어서 3·4분기 성장둔화는 불보듯 뻔하다. 비교시점인 작년 3·4분기가 경기정점이었기 때문에 전년동기대비 통계는 실제 이상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다섯달째 마이너스인 수출은 이달에도 감소가 기정사실이고 다만 감소율이 지난달(-20.0%)보다 커질 지가 관심거리다. 수출감소로 올 경상수지 흑자는 예상치(1백30억달러)를 20억달러가량 밑돌 것으로 한은은 점치고 있다. 6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산업생산도 반도체 등 주력업종이 위축돼 9월까지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설비투자도 8개월째 마이너스인 침체기록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마이너스 성장?=금융계와 경영계는 3·4분기 1%안팎의 저성장이나 아예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생산 수출 투자가 모두 줄고 서비스업마저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전경련 경기실사지수(BSI)도 이달엔 90.2로 6개월만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JP모건은 3·4분기 0.9%의 낮은 성장을 예상했지만 금융시장의 분위기는 더욱 썰렁하다. 국민은행 채권딜러는 "3·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점치면서 채권 금리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이라며 금융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한은은 3·4분기 성장률이 1% 밑으로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명창 한은 조사국장은 "내수소비가 증가세이고 반도체값 하락으로 수출액이 줄었지만 물량기준으론 증가세이기 때문에 2%이상의 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작년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4.2%,서비스업은 43.0%였다. 제조업이 부진해도 서비스업이 유지되면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출비중은 51.9%에 달해 수출이 줄어들면서 성장률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경기해법 있나=정부는 연내 재정지출을 10조원 확대키로 했고 한은은 두달연속 콜금리를 인하했다. 또 30대그룹 지정범위 축소 등 대대적인 규제완화와 각종 세율인하도 검토중이다. 재정 통화 세제 등의 정책수단을 총동원한 것이다. 그러나 당장 경기는 추락하는데 대책은 집행이 더딘데다 효과를 내기까지 시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추경예산은 국회 통과도 안된 상태다. 7,8월 금리인하는 빨라야 내년 1·4분기에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재정 조기집행이란 발표가 나와도 실제 집행까지 몇달씩 걸리므로 별로 기대할 게 없다"고 비판했다. 결국 재경부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적극적인 부양'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 뿐이라는 지적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