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기계 전문회사인 영일기계(대표 윤종석)가 고철더미에 가까운 제지 플랜트를 국내에서 매입,이를 개조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2천만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영일기계는 사우디아라비아 알라지그룹과 2천만달러 규모의 제지 플랜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영일기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제지 플랜트는 연간 생산규모가 7만t인 백판지 생산라인이다. 윤종석 대표는 "3년전에 가동이 중단된 제지회사의 생산설비를 사들여 마모된 기계장치를 교체하고 성능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제지 생산설비는 개조된 설비라도 정비를 제대로 해주고 부품만 바꿔 주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알라지그룹도 흔쾌히 도입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일기계는 다음달 수출물량 선적을 시작한다. 윤 대표는 "20년 이상 된 화장지 플랜트를 거의 새 플랜트로 바꿔 나이지리아의 트리플지사에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랜트의 화장지 생산능력은 연간 4천t이며 수출 대금은 1백20만달러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영일기계의 노후 제지플랜트 수출사업이 제지업계 구조조정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일 발표한 '제지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과잉 노후설비 해소를 국내 제지업계가 해결해야 하는 첫번째 과제로 꼽았다. 이와 관련,서종모 제지연합회 상무는 "제지업계의 노후 설비가 개보수 전문회사를 통해 수출된다면 국내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구조조정 충격을 극소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02)678-1369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